国定教科書執筆に国軍が参与するって?

国史教科書の国定化が朴槿恵政権から打ち出されて以来、歴史学者の執筆拒否とか、反対世論の拡大とか、執筆責任者のセクハラ辞退とか、いろいろありましたけど、衝撃という点ではこれがいちばんだったかもしれません。

マジですか?

韓国軍、国定教科書の執筆に参加…「朝鮮戦争済州島四・三事件など軍関連内容について協力」

 韓国軍当局が国定教科書の執筆に参加することと関連し、肯定的な立場を明かした。

 国防部の関係者は6日、「国史編纂委員会側からハン・ミング国防部長官に、軍当局の国定教科書執筆への参加を要請してきたと聞いている」と伝えた。

 この関係者は「以前にも教科書の軍関連部分において、誤った記述に対する軍当局次元での立場を伝えたことがある」とし、「国定教科書の軍関連内容について協力したいという立場だ」と明かした。

 軍は朝鮮戦争済州島四・三事件ベトナム戦争などに関する現行教科書の記述内容が一部誤っていることを過去に伝達していることがわかった。軍が国定教科書執筆に参加する場合、国防部傘下の国史編纂研究所が主導する。

 これに関連しハン・ミング長官は去る5日、国会予算決算特別委員会の全体会議で「軍で教科書執筆に参加できるよう協力する」と述べた。

2015年11月6日9時28分配信 (C)WoW!Korea

http://www.wowkorea.jp/news/korea/2015/1106/10155082.html

いやいやいやいや。4.3事件に朝鮮戦争ベトナム戦争をいったいどう記述するつもりですか?5.16クーデタとか光州事件とかは?

進歩と保守のイデオロギーが激突する「陣営論理」の横行だけでも頭が痛い話なのに、そこに軍まで出てきたら、もう収拾がつかなくなりやしませんか? 軍というのは、時として国民や国家との間で対立する関係にもなり得る組織であること、他ならぬ韓国現代史こそが、それを体現して見せてきたと思うのですがねえ。

色んな意味でヤバいことになる予感しかしません。というかこれ、軍による利益相反行為そのものな気がするのですが…。軍は「教科書に書かれる側」であって、「書く側」を兼ねてはならないと思いますよ。

で、このネタを日本語にしたのって、News1の記事を翻訳した上の「WoW!Korea」と、下のオーマイニュースの記者が書いた別の記事を翻訳した「レイバーネット日本」くらいしか見当たりませんね。けっこう大きな問題やと思うけどなあ。

軍, 국정교과서 집필 참여…6·25전쟁-4·3사건 등 기술 잘못돼 - 뉴스1코리아

韓国教科書国定化「軍が執筆参加」…歴史学者「政訓教材を作るのか」 - レイバーネット日本

한민구 국방장관 "군, 교과서 집필 참여"
역사학계 경악 "군인 정훈교재 만드나"

5일 국회 발언 파문... 김정배 국편위원장 "정치·경제·헌법·군사 전공자 참여" 발언 하루만
15.11.05 22:01 l 최종 업데이트 15.11.05 22:25 l 윤근혁(bulgom)


▲ 한민구 국방장관이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질의를 듣고 있다. 이 자리에서 한 장관은 새누리당 국회의원의 질문에 "군에서 교과서 집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 연합뉴스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군에서 교과서 집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있다"고 5일 국회에서 밝혔다.

이날 오후 속개된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이 "일본 지배 하에 있던 시절에 독립군의 활동, 이것도 교과서에 잘못된 부분이 상당 부분이고 4.3 사건에 대해서도 실제로 우리 군이 아주 폄하되어 있고, 6. 25 전쟁에 대해서도 실질적으로 일부 잘못 기술돼 있고 월남전에 대해서도 그렇다. 이번에 교과서 작업을 하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묻자 한 장관이 위와 같이 답했다.

이 발언은 중고교 역사 국정교과서 집필을 총괄하는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이 "정치·경제·헌법학자들은 물론 6·25 전쟁과 관련해서는 군사 전공자도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한 뒤 하루 만에 나온 발언으로, 실제 양측의 교감과 협조가 상당 부분 진척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역사학자들은 "군을 참여시키겠다는 것은 학생 교과서가 아닌 군인용 정훈교재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역사교과서 집필진에 역사학자들이 아닌 다른 연구자들을 참여시키는 것은 국내외에서 전례가 거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군의 집필 참여는 상상을 뛰어넘는 일"

하일식 연세대 교수(사학과)는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군이 집필에 참여하는 교과서는 학교용이 아니라 군대 작전본부용 정훈교재에나 어울리는 것"이라면서 "국편(국사편찬위원회)이 '국민정신을 개조하고 민족주체성을 확립하려는 위쪽의 방침'에 휘둘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우려했다. 또한 하 교수는 "근현대사의 경우 역사학자들을 찾기 어려우니까 이 같은 일을 벌이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육훈 역사교육연구소장은 "백보 양보해 군의 입장을 대변하려면 국방부가 교과서 검수과정에서 의견을 개진하면 될 일인데, 전쟁 상황도 아닌데 집필에 직접 참여한다니 상상을 뛰어넘는 일"이라면서 "역사교과서는 역사학자들이 쓰는 것이 국제사회의 상식이며, 실제로 70·80년대 국정교과서도 정치·경제학자들을 집필에 참여시킨 사례를 찾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준식 역사정의실천연대 정책위원장도 "지금 국편의 태도는 수학자들에게 화학교과서를 쓰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아무리 역사학자들이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이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치·경제학자 참여는 일본 우익 역사교과서들 뿐"

역사교과서에 정치학자나 경제학자를 참여시킨 사례는 일본에서 '후소샤 교과서와 그 이후 나온 우익 역사교과서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본교과서에 정통한 이신철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연구교수는 "검정체제인 일본의 고교 역사 교과서는 30여 개의 출판사에서 내고 있는데 대부분 역사학자들이 집필진으로 참여하고 있다"면서 "정치학자 등을 참여시킨 경우는 후소샤 교과서와 그 이후 나온 우익교과서들 뿐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157453

野 "국정교과서 집필에 軍 참여? 제정신인가"
등록 일시 [2015-11-06 16:55:37]

【서울=뉴시스】전혜정 기자 = 야당은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군에서 한국사 교과서 집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에 "국정교과서 반대 세력에 대한 긴급조치가 나올 것 같다"고 우려했고, 정의당은 "제정신인지 모르겠다"며 거칠게 성토했다.

새정치연합 정청래 최고위원은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군이 국정교과서에 개입한다고 하니 슬슬 무서워진다"며 "역사는 곧은 펜으로 쓰는 것이지 총칼로 쓰는 것이 아니다"고 질타했다.

정 최고위원은 "예전에도 국방부는 전두환 정권을 미화하도록 요구하고, '5.18민주화항쟁' 당시 공수부대 민간인 살상서술에 대해 항의하는 등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며 "2008년 6월 국방부는 4.3사건에 대해 '대규모 좌익사건의 반란진압 과정 속에, 주동세력의 선동에 속은 양민들도 다수 희생된 사건'으로 기술하도록 요구한 바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재야민주인사들이 유신헌법 개정청원서명운동을 하자, 1974년 1월8일 '유신헌법의 부정·반대·왜곡·비방 행위 금지'라는 내용의 긴급조치 1호를 내고 겁을 줬다"며 "앞으로 국정교과서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세력에 대해서 긴급조치가 나올지도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도 "국방부가 군인들을 위한 교과서도 아니고 학생들이 배울 교과서에 참견하겠다니 황당하다"며 "그 목적이 군의 어두운 과거를 지우는데 있음은 자명하다"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교과서가 객관적이고 공정한 학자들이 아니라 역사 서술의 대상자들이 모여 자기들 입맛에 맞게 만들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엉뚱한데 정신 팔지 말고 안보태세 확립에 더욱 신경 쓰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의당 한창민 대변인도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어제 한 장관의 '한국사 국정교과서 집필 군 참여' 발언은 뻔뻔함을 넘어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며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명시한 헌법 제31조를 송두리째 흔드는 행태"라고 질타했다.

한 대변인은 "이제는 군이 노골적으로 개입해서 군의 부끄러운 과거를 지우겠다고 하니 도대체 제정신인지 모르겠다"며 "망둥이가 뛰니 꼴뚜기도 뛴다고, 대통령이 비상식적이니 그 아래 관료들의 인식수준은 점점 저급해지고 행동 또한 퇴행적으로 가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교육계 비리는 방치하면서 교과서 집필에 군의 참여를 요청하는 교육부나, 방산비리와 부실사업으로 무능함의 극치를 보여주면서도 역사 왜곡에 한술 더하는 국방부나, 반민주적이고 비교육적인 측면에선 똑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 장관은 전날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국정교과서에 대한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의 질의에 대해 "4.3 사건에 대해 우리 군이 아주 폄하돼 있고, 6.25 전쟁과 월남전에 대해서도 일부 잘못 기술돼 있다"며 "군에서 한국사 교과서 집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51106_0010398277&cID=10301&pID=10300

[사설] 군사독재로 얼룩진 역사를 군이 서술하겠다니
등록 :2015-11-06 19:06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한 정부가 교과서 집필에 군까지 참여시키려 한다니 말문이 막힌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5일 국회에서 “군에서 교과서 집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이 국정 교과서 근·현대사 집필에 ‘군사’(군 역사) 전문가가 참여할 것을 시사한 바 있지만, 전쟁사 등에 조예가 깊은 민간 학자라면 몰라도 군이 직접 교과서를 쓴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그런데 한 장관의 말에 따르면, 그런 일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정말로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나 육군사관학교에 소속된 이들이 역사교과서 집필에 참여한다면 교과서에 군의 시각이 그대로 투영될 게 뻔하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만으로도 세계적인 놀림감이 되고 있는데 이런 사태까지 벌어진다면 우리나라는 더욱 괴상한 국가로 낙인찍힐 수밖에 없다. 군국주의나 전체주의 국가가 아닌 이상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국정 교과서 대표 집필자로 참여한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마저 정치·경제·사회 분야 학자의 집필 참여는 긍정하면서도 “군사 전공자는 잘 모르겠다”고 선을 그었을까.

특히나 우리나라 현대사는 쿠데타와 군사독재 등 군의 악행으로 얼룩져 있다. 군이 제게 주어진 임무를 배반한 채 정치에 개입하고 군 출신 독재자들이 장기집권 음모를 획책하며 민주주의를 말살한 오욕의 역사다. 군사정권의 어둠을 벗어난 게 겨우 20년을 조금 넘었을 뿐이다. 군이 역사 서술에 참여한다면 이러한 현대사의 진실이 제대로 조명될 리 만무하다. 또 6·25와 같은 전쟁사에 국한하더라도 양민학살의 비극 등 역사의 명암이 균형 있게 서술되리라 기대하기 힘들다. 역사의 준엄한 평가를 받아야 할 군이 평가자의 위치에 서는 주객전도가 일어나는 셈이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전쟁에 대해 교과서에 정확한 내용을 담는 건 좋다. 하지만 이는 전공 학자들이 학문적으로 훌륭한 연구 성과를 내고 이를 교과서 집필진이 충실히 종합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또 군에서 독점하고 있는 정보가 있다면 집필진에게 성의껏 제공하면 된다. 이는 검정 교과서 체제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국정 교과서라는 억지에 이어 군의 집필 참여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연출된다면 ‘군정 교과서’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이는 국정 교과서 집필진의 이념적 편향성에 대한 일반적 우려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다. 정녕 이 정부는 군사독재의 향수에 젖어 사리분별을 잃은 것인가.

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71631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