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ソウルの風景】2017年8月の清凉里588
2月の済州旅に時間をとられて整理する暇がなかったものを、これから追い追いと。
とりあえず、清凉里駅の旧ロッテ百貨店の建物が、跡形もなくなっていました。
清凉里駅からだと、こんな感じ。
この更地の向こう側が、588です…よね?
どこから撮っているか、わかる人はわかると思います。いま行ってももう、同じものは撮れないかもしれませんが、もしかしたらまだ残ってるかもしれません。
[르포] '청량리588' 홍등가 사라진 자리 가보니
철거 지연되면서 곳곳에 쓰레기·건축자재 더미 폐허 방불…재정비 진통
노윤주 기자 입력 : 2017.11.28 16:39:43 수정 : 2017.11.28 18:13:43
철거 중단 후 방치된 성매매 업소"어디서 나오셨어요? 뭐하고 계신거죠?"
지난 27일 오후 서울 청량리 속칭 '588거리'에 들어서자마자, 범죄예방 완장을 두룬 남성 2명이 득달같이 달려왔다. 이들은 20대 여성들인 기자와 동료에게 신분증을 요구하면서 "공실을 기웃거리길래 CCTV로 위치를 파악한 후 출동했다"라며 "이 구역에 공실이 많아 노숙자 등 위험한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명함을 건네며 청량리 588 지역 철거 상황 취재차 나왔다고 설명하자 이들은 "지난주에도 칼과 망치를 든 노숙자를 검거했으니 조심해서 다녀라"라고 당부했다.
철거 지역에 붙어있는 안내문올해 2월 청량리 4구역 재개발을 위한 강제철거 명령이 떨어지면서 한때 성매매 1번지라 불리던 청량리 588의 모든 성매매 업소가 영업을 중단했다.
예정대로라면 지난달 이미 철거가 끝나야 했지만, 일부 성매매 업소와의 갈등으로 철거가 지연됐다. 철거 작업이 중단되면서 남은 건물들은 시골폐가를 방불케했고 거리에는 쓰레기와 건축자재들이 여기저기 나뒹굴어 이 일대는 마치 전쟁을 맞은 난민촌의 모습과 닮았다.
청소년 통행 금지 구역 팻말비록 홍등은 꺼졌지만 청량리 588 입구에는 여전히 '청소년 통행 금지'라는 팻말이 서 있었다. 팻말이 무색하게 인근 학교 교복을 입은 남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골목을 누볐다.
깨진 거울이 즐비한 성매매 업소 건물 안쪽에는 여성들이 미처 챙기지 못한 소지품이 가득했다. 철거가 중단된 듯 보이는 낡은 모텔 건물은 누구나 출입이 가능할 정도로 관리가 허술했다. 건물 사진을 찍으려 하자 "사진 찍지 마세요!"라는 목소리가 멀리서부터 들려왔다. 불과 몇십미터 밖에 있는 청량리역, 경동시장과 전혀 딴 세상으로, 이곳은 날씨 만큼이나 을씨년스러웠다.
철거가 중단된 모텔빈집을 찾아 이곳에 흘러들어온 노숙자들도 문제가 되고 있다. 범죄 예방팀에 따르면 추위를 피하고자 불을 피워 화재를 일으키거나 난동을 부리는 등 노숙자들로 인한 사건·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실제로 철거가 이뤄지지 않은 많은 빈집이 천막 등으로 허술하게 가려져 있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출입할 수 있었다. 범죄 예방팀은 전체 재개발 구역 90% 이상을 CCTV로 확인하며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성매매 업소 안쪽 누군가 써놓은 문구이곳은 1980년께부터 성매매 집창촌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 588번지에서 유래된 속칭 '청량리 588'로 불리며 150개 이상의 성매매 업소로 가득 찼다. 1990년대에 들어서며 청량리 롯데백화점이 개점했고 지난 2010년에는 청량리역이 복합쇼핑센터로 새단장하는 등 청량리 일대의 개발이 이뤄졌지만 청량리 588만큼은 여전히 밤마다 환하게 불을 밝혔다.
한 주민은 "홍등가를 한 바퀴 돌아야만 옛 청량리 롯데백화점 주차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라며 "아이들이 뭐 하는 곳 이냐고 물어볼때마다 미용실이라고 둘러댄 기억이 난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깨진 유리 거울이 방치된 성매매 업소상인들은 청량리 588 지역 철거에 대해 말을 아꼈다. 노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올 초부터 철거가 시작됐다"는 말을 남긴 채 홍등가에 대한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재개발로 인해 집값이 오르면 근처 상인들이 감당하기 힘들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동대문구 토박이 A씨는 "청량리 근처에 산다고 하면 집창촌 근처에 사냐는 얘기를 종종 들어 기분이 나빴는데 이제서야 철거가 되니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대학생 B씨는 "어릴 적 엄마가 이 근처를 피해 다니라고 했던 게 기억난다"며 "하지만 지금도 폐허처럼 남아있어 친구들 사이에서는 위험한 지역으로 꼽힌다"라며 "빠른 철거를 원한다"고 덧붙였다.
청량리 588 초입 벽에 쓰인 문구재개발 추진 위원회는 올해 말 착공을 목표로 철거 계획을 재정비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2021년 이 자리에는 대규모 주상복합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그때쯤이면 이곳은 588말고 뭘로 불리게 될까.재개발이 끝나면 '미운오리'에서 '백조'로 탈바꿈할까. 문득 궁금해진다.
[디지털뉴스국 노윤주 인턴기자 / 영상 = 윤해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