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년 기업' 몽고식품 먹칠한 갑질 명예회장님 결국 사퇴
등록 : 2015.12.25 04:40 수정 : 2015.12.25 04:40
110년 역사를 가진 ‘몽고간장’으로 유명한 몽고식품의 김만식(76) 명예회장이 ‘갑질’ 논란으로 결국 물러났다.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김 명예회장은 운전기사에게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했다는 논란이 일면서 이날 몽고식품이 홈페이지에 게재한 사과문을 통해 사퇴의 뜻을 밝혔다.
몽고식품은 사과문에서 “명예회장의 불미스런 사태에 대해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명예회장이 피해자에게 직접 사과를 하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김 명예회장의 갑질 논란은 지난 9월부터 3개월여간 운전기사로 일하다가 권고사직당한 A씨가 수시로 맞고 욕설을 들었다는 내용을 지난 23일 인터넷에 폭로해 불거졌다. A씨는 “입사 한 달 뒤 회장 부인의 부탁으로 자리를 비웠다가 김 명예회장에게 구둣발로 낭심을 차여 병원치료를 받고 일주일간 쉬었다”며 “김 명예회장은 자신이 알던 길과 다른 곳으로 가거나 주차할 곳이 없으면 수시로 욕을 하고 폭행했다”고 밝혔다. 결국 석 달 만에 권고사직당한 A씨는 “김 명예회장의 폭언과 폭행 때문에 수행 기사가 수도 없이 바뀌었다”며 “사람을 동물처럼 대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논란을 일으킨 김 명예회장의 몽고식품은 ‘몽고간장’으로 유명한 국내 대표적인 장류 업체다. 1905년 일본인 야마다 노부스케가 마산에 세운 산전장유공장에서 간장 배달원으로 일하던 고 김흥구 창업주가 1945년 회사를 인수해 히트상품 ‘몽고간장’을 내놓았다. 초창기에는 경상도 인근에서만 유명했으나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 납품하면서 전국에 이름을 떨쳤다. 이후 창업주가 1971년 타계한 뒤 아들인 김 명예회장이 회사를 물려 받았고 현재는 김 명예회장의 장남인 김현승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다.
몽고간장은 국내 간장업계에서 3위권이지만 식당 등을 대상으로 한 700억원 규모의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선 70% 가까운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식당들이 ‘간장이 바뀌면 음식 맛도 변한다’는 이유로 오랜 전통의 몽고간장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실적은 매출 447억원, 영업이익 11억원을 기록했다.
특이한 점은 몽고간장이 경영권 분쟁으로 서로 다른 기업에서 똑같은 상표의 제품으로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김 명예회장과 경영권 분쟁으로 갈라선 동생 김복식 대표가 이끄는 몽고장유가 동일한 상표인 ‘몽고순간장’ 제품을 팔고 있다. 김 명예회장은 김복식 대표를 상대로 상표 사용을 금지하는 가처분 소송을 냈지만 김복식 대표가 공동상표권자로 등록돼 있어 2012년 패소했다.
김 명예회장은 동생과의 경영권 분쟁을 의식해 자녀들에게 역할 분담을 시켰다. 이에 몽고식품은 장남인 김현승 대표가 맡고 있으며 차남 김현진 부사장이 제품 연구개발과 대외 협력 업무, 3남 김경태씨가 플라스틱 용기 회사를 별도로 설립해 몽고식품에 납품하고 있다.
3·15 의거 때 총탄 자국 무학초교 담벼락 복원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3·15기념사업회가 4일 1960년 3월 15일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시민과 학생들을 향해 경찰이 쏜 총탄 자국이 남아있던 마산 무학초등학교 담벼락을 복원해 제막식을 하고 있다. 2014.11.4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3·15의거때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시민과 학생들을 향해 경찰이 쏜 총탄 자국이 남아있던 마산 무학초등학교 담벼락이 54년만에 복원됐다.
3·15의거기념사업회는 4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자산동 무학초등학교에서 담벼락 복원 제막식을 했다.
무학초등학교 일대는 1960년 3월 15일 밤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마산시민(현 창원시)과 학생들이 가두시위를 했던 곳이다.
당시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발포를 했고 일부 총탄은 학교 담벼락에까지 박혔다.
복원된 무학초등학교 담벼락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3·15기념사업회가 4일 1960년 3월 15일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시민과 학생들을 향해 경찰이 쏜 총탄 자국이 남아있던 마산 무학초등학교 담벼락을 복원해 제막식을 했다. 제막식후 시민들이 복원된 담벼락을 쳐다보고 있다. 2014.11.4
도시가 확장되면서 무학초등학교 담벼락 대부분이 철거되면서 최근까지 불과 10여m 정도만 남았다.
3·15의거기념사업회는 남은 담벼락을 역사의 현장으로 보존하려 했다.
그러나 지적도와 토지대장, 건축대장을 뒤져본 결과 3·15의거 당시 총탄을 맞은 담벼락은 이미 1970년 도로확장때 철거된 사실을 확인했다.
남아 있던 담벼락은 1970년 도로확장 후 세워진 것이었다.
3·15 의거 때 총탄 자국 무학초교 담벼락 복원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3·15기념사업회가 4일 1960년 3월 15일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시민과 학생들을 향해 경찰이 쏜 총탄 자국이 남아있던 마산 무학초등학교 담벼락을 복원해 제막식을 했다. 제막식후 시민들이 복원된 담벼락을 쳐다보고 있다. 2014.11.4
이에 따라 기념사업회는 이 담벼락을 허물고 총탄 자국을 복원해 높이 2m, 길이 11m 짜리 담벼락을 다시 세웠다.
당시 시위 사진, 총탄자국 사진, 상황을 전하는 액자형 알림판도 담벼락에 붙였다.
경남도와 창원시는 예산 3천여만원을 지원했다.
변승기 3·15의거기념사업회 회장은 "54년만에 복원된 이 담벼락이 독재에 항거한 3·15 정신을 이어가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등 꺼진 ‘청량리 588’… 3월이면 역사속으로
강승현 기자 입력 2017-02-16 03:00:00 수정 2017-02-16 09:21:31
재개발 지정 23년만에 공사 착수 인적 끊기고 곳곳에 ‘×’자 표시… 동절기 끝나는 3월 본격 철거작업 일부 세입자 이주 거부… 충돌 우려
텅 빈 골목 15일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로 인근 일명 ‘청량리588’의 성매매업소 앞을 한 남성이 지나가고 있다. 이 일대는 도심재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다음 달 본격적으로 철거가 시작된다. 그러나 남은 성매매업소 4곳은 이주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홍진환 기자
‘청소년 통행금지구역’ ‘불법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구역’….
14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588번지. 골목 어귀부터 각종 경고문이 눈에 띄었다. 사람들은 경고문이 낭떠러지라도 되는 듯 골목 앞까지 발길을 옮기지 않았다. 1980년대 200여 개 성매매업소가 자리 잡아 서울의 대표적 집창촌이었던 이곳은 번지수를 따 ‘청량리588’이라고 불렸다. 그러나 다음 달 도심재개발사업에 따라 지도에서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청량리588을 포함한 청량리 4구역은 1994년 재개발지역으로 지정됐다. 그러나 고수입을 보장하는 업소를 보유한 집주인들에게 재개발은 특별한 유인책이 되지 못했다. 2004년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고 경찰의 단속이 강화돼 수익이 줄기 시작하자 재개발 협상은 본격 재개됐고, 지난해 5월 이주가 시작됐다.
재개발사업자 측은 동절기(12∼2월) 강제철거를 금지한 서울시 조례에 따라 다음 달 본격적으로 철거 작업에 들어간다. 철거가 마무리되면 늦어도 2021년까지 청량리588 일대는 65층 주상복합건물 4개동과 호텔, 오피스텔, 백화점이 들어서는 신도심으로 바뀐다.
협상이 마무리되지는 않았지만 이날 이곳 인근에서 인적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간간이 짐차들만 지나다녔다. 골목 입구 구멍가게에는 ‘철거’라는 빨간색 글자 위에 ×자 표시가 돼 있었다. 깨진 병과 쓰레기만 잔뜩 널려 있었다.
골목 안쪽으로 좀 더 들어가자 흔적만 남은 성매매업소들이 나타났다. 깨진 유리미닫이문 너머로 업주들이 떠나면서 남긴 집기와 쓰레기더미가 보였다. 세면대와 거울도 대부분 금이 가거나 깨졌다. 해가 지기 전이었음에도 을씨년스러웠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골목 양쪽의 100여 개 ‘홍등(紅燈)’이 불을 밝혔다. 지금은 해만 지면 암흑천지가 된다.
이주를 거부하고 ‘영업’을 강행하는 업소는 8곳이다. 폐가 같은 업소와 달리 이 업소들은 해가 떠 있는 시간에도 붉은색 등이 켜져 있었다.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 몇 명이 의자에 앉아 담배를 피웠다. 이 가운데 4곳은 최근 이주 협상을 마무리해 조만간 떠난다. 청량리 4구역 전체 세입자의 60% 정도가 협상을 마쳤다. 노숙인 쉼터로 잘 알려진 가나안교회도 얼마 전 이주했다.
청량리588 일대는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2011년 집창촌을 철거한 용산역 일대와 비슷한 길을 가고 있는 셈이다. 번듯한 복합문화콤플렉스 뒤편으로 집창촌이 남아 있는 영등포구나 성북구, 강동구 등과는 다를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여전히 이주를 반대하는 세입자도 상당수여서 충돌이 빚어질 확률도 있다. 실제 이날도 영업 중인 성매매업소 간판에는 ‘너희가 탄압이면 우리는 투쟁이다’ 같은 재개발 반대 구호가 적혀 있었다. 전국철거민연합이 참여하는 집회도 철거 현장과 동대문구청 앞에서 거의 매일 열린다. 지난해 12월 1일에는 사업자 측이 반대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무단 점유자 명도소송 강제집행을 시도하면서 육체적으로 충돌하는 일도 있었다.
동대문구 관계자는 “재개발사업이 늦어지면서 건물은 더욱 낙후되고 안전문제가 심각해져 주민은 계속 불편을 겪었다”면서 “사업자와 세입자 간 원만한 이주 협상을 도와 집창촌 이미지를 벗고 사람들이 찾고 싶은 동네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횡설수설/하종대]청량리 588
하종대 논설위원 입력 2017-02-17 03:00:00 수정 2017-02-17 09:29:13
“오빠, 어디 가? 잠깐 놀다 가∼.”
1997년 임권택 감독이 제작한 영화 ‘노는 계집 娼’에서 여주인공 신은경은 달콤 야릇한 목소리로 취객을 유혹한다. 홍등가(紅燈街)에 들렀던 사람이면 한 번쯤은 들었을 말이다. 비록 몇몇에 불과했지만 ‘돈독한 우정의 표시’라며 군대 가는 친구에게 십시일반 돈을 모아주면서 ‘청량리 588’에 억지로 데리고 가기도 했다. 1930년대부터 형성됐던 대한민국 성매매 1번지 ‘청량리 588’이 도심 재개발로 곧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예정이다.
▷‘청량리 588’을 지번(地番)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행정구역상 이곳은 동대문구 전농1동 588∼620번지다. 미아리텍사스, 천호동텍사스와 더불어 서울의 3대 집창촌으로 1980년대엔 200여 업소가 성업했다. 하지만 2004년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일명 성매매 특별법)’이 실시되면서 쇠락했다. 부산 완월동, 대구 자갈마당, 경기 파주 용주골 등 전국 45곳의 집창촌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성매매는 가장 오래된 직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초 탄생 문명 중 하나인 수메르, 바빌론 시대에도 행해졌다. 성매매를 금지하면 오히려 성매매 장소만 옮겨 가는 ‘풍선 효과’만 있을 뿐이라는 주장도 여기서 출발한다. 최근엔 성매매 알선과 매매가 인터넷 공간에서 더 활발하다. 2010년 정부 조사에 따르면 확인 가능한 성매매 여성만 14만2248명이다. 은밀히 행해지는 인터넷 성매매까지 포함하면 27만 명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성매매를 전면 금지한 나라는 한국과 슬로베니아뿐이다. 27개국은 전면 합법, 6개는 제한적 합법국가다. 지난해 3월 헌법재판소는 성매수자는 물론이고 성매매 여성도 처벌하도록 한 ‘성매매 특별법’ 위헌 심판에서 합헌 결정을 내렸다. 간통죄 폐지와 달리 성매매를 정식 직업으로 인정하기에는 사회적 합의가 안 됐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성매매 여성에게 이는 생계와 생존이 달린 문제다.
[Last Scene⑩] 국내 최대 집창촌 ‘청량리 588’, 재개발에 홍등 꺼지다
최소미 기자 승인 2017.02.22 14:33:20
▲ 골조만 남은 건물 사이로 보이는 성매매 업소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1980년대 최고 전성기 누렸던 집창촌 ‘청량리 588’ 성매매방지특별법 이후 쇠퇴…현재 4개 업소 남아 2021년까지 랜드마크타워·주상복합건물 건설 예정 오는 3월 강제철거 시작…4월까지 이주 완료 계획
【투데이신문 최소미 기자】 맑고 서늘한 바람이 분다는 뜻에서 이름 붙여진 청량리(淸凉里). 그러나 여기에 ‘588’이라는 숫자가 붙으면 소위 ‘환락’의 대명사가 된다. 국내에서 가장 큰 집창촌, ‘청량리 588’이다.
이미 20여년 전부터 재개발 및 철거 논의가 오가고 무산되길 반복해왔던 이곳이지만 이제는 본격적인 재개발에 돌입했다. 오는 3월 본격 철거작업을 앞두고 있는 청량리 588로 지난 21일 본지가 향했다.
서울 동대문구 전농2동 일대의 윤락업소를 가리키는 청량리 588. 이 명칭에 대해서는 학계도 그 유래를 밝히지 못하고 있다. 전농동 588번지나 588번 시내버스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지만, 실제로 이곳은 전농2동 620 및 622~624번지 인근이며 588번 시내버스는 이곳을 지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청량리 588의 역사는 6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0년 6·25전쟁 당시 강원도 철원, 화천 등의 격전지로 군인들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경원선의 종점이었던 청량리역 부근에 군인들을 상대로 한 성매매가 성행하기 시작한 것.
그러다 1968년 서울시가 사대문 안의 집창촌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종로3가의 성매매 종사 여성들이 청량리로 대거 유입됐다. 강원도나 경기도 동부로 떠나는 청춘들, 그리고 인근에 위치한 경동시장 및 청량리시장의 상인들과 이용객들이 이곳을 찾으며 청량리 588은 점차 몸집을 불려나갔다. 청량리 588 여성들은 월등한 미모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했고 소위 말해 ‘연예인 뺨 치는’ 인기를 얻기도 했다.
▲ 비어있는 업소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둔 정부는 미관을 위한 환경개선사업을 통해, 커다란 유리를 통해 성매매 종사 여성들을 볼 수 있도록 이곳 업소들을 ‘유리방’으로 탈바꿈했다. 쉽게 말하자면 ‘쇼윈도’를 통해 여성들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올림픽의 열기에 이러한 변화까지 더해진 덕분인지 그 해 청량리 588은 전성기를 맞았다.
청량리 588의 인기만큼 이곳을 두고 재개발 및 철거 논의도 수차례 오갔다. 1981년 서울시가 이곳의 정비계획을 발표했으나 추진에 옮기지는 못했다. 1994년에는 도심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되기도 했으나 업소 사람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쳤다.
그러다 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이 시행되며 경찰의 단속이 강화되자 청량리 588 업소의 수익은 점차 줄기 시작했다. 문을 닫는 업소들이 늘어났고 자연스레 재개발계획도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 늦어도 2021년까지 65층 주상복합건물 4개동과 랜드마크 타워 등 초고층 건물들이 들어선다는 계획이 지난 2012년 발표됐다. 청량리가 겪은 것 중 가장 큰 재개발이다.
여기에 동대문구가 2015년 재정비 사업시행 인가를 고시하며 지난해 5월부터 이곳 업소 사람들의 이주가 시작됐다. 청량리제4구역도시환경정비추진위원회는 적어도 4월까지는 이곳 사람들의 이주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 X자가 그려진 ‘유리방’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청소년 통행금지구역’이라 쓰인 표지판을 지나 골목 안쪽으로 가보니 ‘유리방’이 즐비했다. 대부분 업소에는 곧 철거될 곳임을 증명하듯 빨간 X자가 그려져 있었다. 빈 의자와 하이힐, 메이크업박스 등이 새빨간 X자 너머에 나뒹굴고 있었다.
▲ 건물 안에 나뒹구는 메이크업박스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 유리방 안쪽에 놓인 하이힐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한편엔 이미 철거가 완료돼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매서운 바람에 펄럭이는 공사천막이 스산한 분위기를 더했다.
▲ 천막이 드리워진 공사현장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이와는 대조적으로 환한 조명을 켠 곳도 있었다. 아직 영업을 계속하고 있는 업소다. 유리 너머의 의자에 앉아있는 여성들도 두어 명 있었다. 1980년대엔 200여개 업소가 자리잡았던 청량리 588. 현재는 4개 업소만이 불을 켜고 있다. 그렇지만 이곳을 찾는 손님의 발길도 아직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몇몇 업소들은 철거를 반대하는 플래카드를 걸어놓기도 했다.
▲ (왼쪽부터) 철거를 기다리는 빈 업소와 아직 영업 중인 업소 ⓒ투데이신문 전소영 기자
전 세계적으로 성매매는 합법·규제·불법 등으로 나뉘는데, 우리나라는 성매매를 ‘불법’으로 완전히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청량리 588의 부정적 역사를 없애고자 하는 움직임도 거세다. 서울시의 지역 문화유산 보존계획에 포함됐던 청량리 588의 성매매 역사는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로 결국 지난해 제외하기로 최종 결정됐다. 이로써 청량리 588은 복원되지 않고 언급 정도로 끝난다. 마을의 역사를 보여주는 박물관 등지에서도 이곳과 관련된 사진이나 영상물 등은 게시되지 않는다.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청량리 588. 곧 초고층 건물들이 들어설 이곳에 다시 청량한 바람이 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마산 홍등가, 민주공원으로 탈바꿈 창원시, 신포동 집창촌 일대 개발기본구상수립용역 착수
국제신문 박동필 기자 | 입력 : 2013-02-21 20:57:55 | 본지 12면
창원시 마산합포구 신포동 집창촌이 시민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업소 밀집지역에 '청소년 통행금지구역'이라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박동필 기자
- 매입후 '3·15공원' 조성계획 - 성매매여성 자활대책 마련
108년간 지속돼온 마산 신포동 집창촌이 역사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대신 이곳에는 마산의 3·15정신을 계승하는 공원 등이 들어선다.
창원시는 마산합포구 신포동 집창촌 2만3000여㎡에 대한 개발 기본구상 수립 용역에 들어갔다고 21일 밝혔다. 시는 6월 말까지 토지 개발방향과 편입토지 면적, 예산 확보방안 등 구체적 계획을 마련키로 했다.
현재 집창촌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38호 건물이 줄 지어있으며 전체 면적은 3000㎡ 정도다. 전체 용역면적이 2만여㎡인 것은 집창촌을 포함해 주변을 공원이나 광장 등으로 개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기 때문이다.
개발 기본구상안은 이곳을 주변에 위치한 3·15의거탑 및 김주열 열사 묘와 연계해 '3·15 공원'(가칭)을 만드는 쪽으로 모아지는 중이다. 시는 집창촌 대신 공원이 들어서면 부족한 도심 녹지공간 해소는 물론, 도심의 새로운 명소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수백억 원이 드는 재원을 시비와 국·도비를 확보해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낡은 도심을 신도시로 바꾸는 국토해양부의 도시재생사업 예산을 적극 활용하면 전체 사업비의 60%가량을 국비로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지 업주들도 적절한 보상을 해준다면 폐쇄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신포동 집결지 재정비 위원회(위원장 임경숙 도의원) 측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시가 집창촌 재정비에 나서기로 한 것은 폐쇄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위원회 소속 이옥선 시의원은 지난해말 시정질문을 통해 "여성인권과 인근 주거지 보호 차원에서 집창촌을 없애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또 최근 창원시 시정경연회의에서 조정혜 로뎀의 집 관장도 아동과 청소년 교육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집창촌 폐쇄를 요청했다. 지난 18일에는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이곳을 방문해 폐쇄 및 대책 검토를 지시했다.
이에 따라 경남도는 집창촌이 폐쇄되면 일자리를 잃게 될 여성 보호를 위한 구제사업도 함께 펼치기로 했다.
도 여성가족정책관실은 직업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건강·보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종사자들의 자활 지원책을 곧 수립할 방침이다. 도는 관련대책이 마련되는대로 시와 협의해 세부대책을 확정한다.
'한중일 삼국지' ACL 1R, K리그 무승-1자책득점 5실점
OSEN 입력 : 2017.02.23 08:13
[OSEN=우충원 기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의 막이 올랐다. 한중일 동북아 3개국의 6개팀은 첫번째서 의외의 결과를 얻었다.
한국은 지난해 K리그 클래식 챔피언 FC 서울을 비롯해 제주 유나이티드, 울산 현대 그리고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수원 삼성이 참가했다.
전북 현대가 AFC 징계로 갑작스럽게 참가한 울산이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조별리그 첫번째 결과는 좋지 않았다.
▲ K리그 - 1무 3패 1자책득점-5실점
첫번째 경기를 펼친 울산은 플레이오프서 키치SC(홍콩)와 승부차기 접전 끝에 가까스로 조별리그에 진출했다.
그러나 울산은 일본 원정서 가시마 앤틀러스와 E조 1차전서 0-2로 패했다.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전북에서 이적한 권순태가 지킨 가시마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FC 서울은 상하이 상강과 홈 경기서 0-1로 패했다. 후반 7분 상하이 상강의 스트라이커 헐크의 캐넌슈팅 하나에 무너졌다. 울산과 비슷했다. 경기 내내 대등한 플레이를 펼쳤지만 마무리가 안됐다.
22일 열린 경기서도 K리그는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2011년 이후 이후 6년 만에 ACL 무대에 복귀한 제주는 첫 경기에서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지만 골 결정력과 뒷심 부족에 울어야 했다.
최용수 감독과 테세이라, 하미레스, 마르티네스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버틴 장쑤에 0-1로 패했다. 홈 이점을 살려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였지만 후반 종료 직전 터진 하미레스의 결승골로 무너졌다.
수원은 일본 가와사키 프론탈레와 원정경기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1라운드서 승점을 챙겼다. 전반 11분 고바야시 유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전반 23분 상대 수비수 다니구치 쇼고의 자책골을 앞세워 무승부를 기록했다.
▲ J리그 - 3승 1무 10득점-1자책실점
J리그는 첫 라운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다득점을 기록하면서 위력적인 공격을 선보인 팀들이 나왔다. 울산-수원을 상대로 가시마와 가와사키가 승리와 무승부를 기록했다.
J리그 팀들은 호주 원정서 폭발적인 득점력을 선보였다. 우선 감바 오사카는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 원정 경기서 3-0의 완승을 챙겼다. 감바는 나가사와라 곤노 그리고 맥고완이 골맛을 보며 완승을 챙겼다.
우라와 레즈는 웨스턴 시드니 원정서 4골을 몰아치며 4-0의 승리를 챙겼다. 우라와 소속의 이충성은 후반 13분 팀의 2번째 골을 기록했다. 우라와는 웨스턴 시드니를 상대로 후반에만 4골을 기록했다. K리그 팀들이 호주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J리그 팀들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 中 슈퍼리그 - 3승 7득점-무실점
3개팀이 출전한 중국 슈퍼리그는 K리그 클래식 팀들과 대결을 펼친 상하이 상강과 장쑤 쑤닝이 각각 1-0의 승리를 챙겼다. 부담스러운 원정서 기대한 결과를 얻고 돌아갔다.
홍콩 원정을 떠난 광저우 에버그란데는 7골을 몰아치며 7-0의 완승을 챙겼다. 전반 4분만에 굴라트가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터트렸고 랴오 리쉥이 2골을 몰아쳤다. 그리고 파울리뉴도 골맛을 보면서 대승을 챙겼다. 홍콩과는 격차가 크다는 것을 확실하게 증명했다.